AI/테크·4분 읽기·2026년 4월 11일

전쟁 같은 AI 기술 패권 경쟁, 추경 예산마저 '지역 예산'으로 분산되나

AI 국가 전략 예산이 정치권의 선심성 예산으로 변질되는 현상을 짚고, 기술 패권 확보를 위한 예산 운용의 우선순위 재점검을 촉구한다.

창균 이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주요 국가들은 국가 안보와 미래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AI를 지목하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AI 분야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AI 산업 육성을 위한 추경 및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정치권의 지역구 민원과 선심성 신규 사업이 예결위 심사 단계에 끼어들면서 국가 전략 예산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AI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차세대 AI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할 골든타임에 예산 운용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 국회 예결위 단계에서 여야 의원들이 지역 기반의 소규모 신규 사업을 추경안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은 기술 중심의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대명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AI 기술 개발은 대규모 자본과 집중적인 투자가 동반되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예산이 지역구별로 쪼개져 소규모 사업으로 파편화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거점 확보나 대형 프로젝트 수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단순히 기술 개발 예산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느냐는 점이다. 현재 AI 기술 패권 전쟁은 선택과 집중의 논리가 지배하는 전장이다. 특정 지역의 인프라 구축이나 연구소 설립이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하에 진행될 수 있지만, 그것이 AI 국가 전략의 우선순위와 부합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 저하라는 비용을 치러야 한다. 특히 생성형 AI, 초거대 모델, AI 반도체 등 전 산업의 지형을 바꿀 기술 분야에서는 국가 차원의 통합된 예산 집행이 필수적이다.

정치권이 지역구 표심을 의식해 AI 예산을 정치적 이해관계의 도구로 활용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기술 주권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 아니라, 과학기술 정책의 연속성과 투자 효율성에서 나온다.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기술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를 반영하고, 국가적 미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예산을 집중시키는 체계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글로벌 AI 경쟁 현장에서 우리 예산이 분산이라는 비효율에 갇혀 있는 사이, 기술 격차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벌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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