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막는 '마지노선' 경도인지장애, 뇌 영양제 급여 축소 논란
치매 예방의 마지막 골든타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게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는 치료의 문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와 의학적 타당성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뇌 영양제로 통칭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한 급여 축소 및 임상 재평가 논란이 뜨겁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치매의 전조 증상인 '경도인지장애(MCI)' 환자들에게 이 약물이 가지는 가치가 무엇인지, 왜 의료계가 급여 축소를 우려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이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에 비해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아직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치매로 넘어가기 직전의 '위험 신호'가 켜진 단계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치매 예방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 즉 치료의 마지노선으로 부른다. 적절한 개입을 통해 뇌의 퇴행 속도를 늦추거나 치매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많은 환자가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증상 완화와 뇌 기능 보조를 위해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방받고 있다. 의료 현장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치매가 이미 진행된 상태라면 치료제의 선택지가 비교적 명확하지만,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는 뚜렷한 대체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급여 혜택마저 줄어들게 되면 경제적 부담을 느낀 환자들이 복용을 중단하거나 치료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치료 접근성이 낮아지면 결국 상태가 악화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이다.
물론 약물의 효능에 대한 임상적 평가는 의학 발전과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러나 환자 개개인의 삶의 질을 고려할 때, 단순히 효율성만을 잣대로 들이대는 것이 최선인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을 뒤흔드는 질환인 만큼,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돕는 것이 보건 당국이 지향해야 할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균형점이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재평가는 진행하되, 치료의 마지노선에 서 있는 환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뇌 건강은 한번 잃으면 되돌리기 어렵다. 지금의 논란이 단순한 예산 절감을 넘어,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지속 가능한 치매 예방 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환자들이 치료 비용 걱정 없이 인지 기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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