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4분 읽기·2026년 4월 10일

설탕세 도입 논의, 가벼운 콜라 한 잔이 1인 가구에겐 '물가 폭탄' 될까

비만 예방을 위한 설탕세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식비 부담에 직면한 1인 가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Gneil Weng

건강을 위해 설탕 섭취를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음료나 가공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 도입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와 보건 당국은 비만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인 당류 과잉 섭취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설탕세를 주목한다. 단순히 개인의 절제를 강요하는 단계를 넘어, 가격 인상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영국이나 멕시코 등에서는 설탕세 도입 후 음료 제조사들이 설탕 함량을 줄이는 이른바 '레시피 재설계'에 나서며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변화가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바로 매 끼니를 간편식으로 해결하는 1인 가구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음료 등 당류 함량이 높은 제품들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장 만만하고 경제적인 식사 대안이다. 설탕세가 현실화하면 이러한 가공식품의 가격은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청년 1인 가구나 저소득층에게는 식비 부담이 가중되는 '체감 물가 폭탄'으로 다가올 위험이 크다. 건강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생활고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설탕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당분 과다 섭취가 부르는 의료비 상승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다만 우려스러운 지점은 세금을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방식은 저소득층의 식탁을 더 빈약하게 만들 뿐, 근본적인 식습관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설탕세 도입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을 어떻게 완화할지, 그리고 건강한 식품에 대한 접근성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세심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결국 설탕세 도입의 성패는 소비자가 가격 상승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대안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당장 눈앞의 설탕세 도입보다는 건강한 식재료의 가격을 낮추거나, 기업들이 당 함량을 줄인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1인 가구의 식탁은 그저 편해서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 시간과 비용의 한계 속에서 만들어진 생존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삶을 위한 사회적 약속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짐이 되지 않도록, 보다 포용적인 관점의 건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