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4분 읽기·2026년 4월 11일

비업무용 부동산 규제 강화… 기업 투자 위축의 ‘역설’ 경계해야

정부의 자산 건전성 제고 정책, 기업 본연의 성장 동력 저해하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 필요

홍준 김

최근 정부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에 대한 규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자산 건전성을 높이고 부동산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경제계에서는 이번 규제가 실질적으로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는 ‘규제 역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과거 급격한 규제 도입이 기업의 자산 운용 자율성을 저해하고 장기적인 설비 투자와 R&D 자금 확보에 악영향을 미쳤던 사례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비업무용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취득세 중과세는 물론, 대출 규제와 세무 조사 등 다각도의 압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러한 정책이 기업의 부채 비율을 낮추고 자산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으나,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견·중소기업에는 치명적인 자금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미래 가치를 보고 매입한 토지나 건물이 ‘비업무용’으로 분류될 경우, 기업은 즉각적인 매각 압박을 받게 되며 이는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흐름에 제동을 거는 결과로 나타난다.

경제 전문가들은 비업무용 부동산의 기준이 지나치게 경직될 경우 기업 활동의 제약이 가시화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실제 많은 기업은 사업 다각화나 향후 5~10년 뒤의 사옥 확장, 공장 증설을 위한 부지를 선제적으로 매입한다. 이러한 미래 전략 자산이 일시적인 유휴 상태라는 이유로 규제 대상이 된다면, 기업은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투자가 멈추면 내수 진작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 선순환 구조 역시 무너질 위험이 크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현금 자산을 확보하고 위기에 대비하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방지라는 대원칙을 고수하되,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 활동까지 옥죄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일괄적인 규제보다는 산업별 특성과 기업의 규모, 투자 목적에 따른 예외 조항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핀셋형 접근’이 필요하다.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정교한 가이드라인 정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며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하지 않는 데 달렸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투기 자산이 아닌 가치 창출을 위한 생산 요소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요구된다. 정부는 규제 강화에 앞서 해당 정책이 기업의 설비 투자나 고용 창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이 이번 규제로 인해 혁신의 발목이 잡히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 섬세함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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