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획일적 대출 규제 역풍… '생계형 담보'로 내몰리는 서민들
가계부채 관리 명목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의 자금줄을 죄며 자동차 담보 대출과 같은 고금리 시장으로 서민을 밀어내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정책 목적과는 다르게 서민들의 금융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시행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와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다중채무자의 자금 조달 통로를 사실상 봉쇄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적 문턱이 높아지면서, 제도권 금융 이용이 불가능해진 실수요자들이 자동차 담보 대출과 같은 고금리 대안 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담보 대출은 자산 가치가 비교적 명확하고 실행이 간편하다는 이유로 서민층의 긴급 자금 창구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 시중은행 대출이 막힌 차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관련 시장의 위험도는 급격히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금융 시장의 이동이 아닌, 가계 부채의 질적 악화를 초래하는 '풍선 효과'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제도권 대출이 거절된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은 생계 유지를 위해 자차를 저당 잡히는 상황까지 감수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더 큰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대출 규제 기조는 차주의 상환 능력이나 자금 용도의 시급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정책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자산 가치가 있는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행위는 급전이 필요한 차주에게 최후의 보루와 같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 연체율 상승과 함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취약 차주들은 소위 '불법 사금융'이나 초고금리 대부업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정책의 정교함이 결여된 채 공급만을 죄는 방식은 금융 취약계층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목표가 가계부채의 연착륙이라면, 획일적인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맞춤형 금융 지원과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획일적인 대출 총량 규제보다는 차주의 실질 상환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생활밀착형 자금 수요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규제의 명분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과도한 이자 부담을 지지 않고 금융 시장 내에서 안전하게 자금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포용적 금융 정책'으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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