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4분 읽기·2026년 4월 12일

내과도 위기? 검체검사 제도 개편이 몰고 올 ‘필수의료 도미노’ 현상

정부의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일차의료 현장의 생태계 변화가 우리 동네 내과 진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기 쉽게 정리했다.

A korean restaurant is seen at night.

최근 동네 병원을 찾는 환자들 사이에서 건강검진이나 혈액 검사를 둘러싼 검체검사 제도 개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검체검사란 우리가 건강검진을 할 때 채취한 혈액이나 소변 등을 전문 검사기관에 맡겨 질병 유무를 확인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이번 개편안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관리 체계를 조정하겠다는 내용인데, 정작 현장을 지키는 의료계의 반응은 차갑다 못해 날카롭다. 특히 내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이 개편안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왜 의사들은 이토록 우려하는 것일까. 핵심은 ‘일차의료기관의 운영 환경’에 있다. 동네 의원은 검사를 직접 수행하기보다 전문 수탁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제도가 병원들의 검사 관리 환경을 어렵게 만들면, 결과적으로 더 정밀하고 안전한 검사가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가 된다. 의사들은 검사 비용과 질 관리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검사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지면 오진 가능성이 커지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생기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지 내과만의 고민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가 겪고 있는 진료 위기 현상을 언급한다. 이미 필수의료 분야에서 숙련된 의료진이 부족해지고 병원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이 5년에서 10년 뒤에는 내과를 비롯한 다른 필수 분야까지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과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돌보는 우리 의료의 허리 역할을 한다. 만약 이 영역마저 무너지게 된다면 동네 병원에서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받는 것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의료계는 이번 개편이 단순히 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보건 의료 체계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복구하는 데 수십 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환자들이 안심하고 동네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변화를 앞둔 지금,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제도의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환자 안전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의 신중하고 지속적인 대화가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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