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4분 읽기·2026년 7월 8일

비방 목적과 고의성 판단 기준 모호…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확산

법적 잣대의 주관적 해석이 가져올 사법 리스크 논란, 정책적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하다

Vika Glitter

최근 인터넷상의 게시글이나 댓글을 둘러싼 ‘비방 목적’ 및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사법 현장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법상 명예훼손죄 성립의 핵심 요건인 ‘비방할 목적’은 실무적으로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해석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해석의 자의성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법조계와 시민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는 사례에서, 게시자가 공익을 목적으로 정보를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관적 동기라는 불확실한 잣대가 개입될 경우 과도한 사법적 처벌로 이어질 위험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 관련 고소·고발 사건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의 판단 기준이 매번 상이하다는 점이다. 이는 시민들이 자신이 작성한 글이 사후에 어떤 법적 평가를 받을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며, 일명 ‘전략적 봉쇄 소송’의 도구로 악용될 여지를 남긴다. 고의성 여부를 가리는 과정에서 해당 글의 파급력이나 전후 맥락을 객관적 지표로 정량화하려는 시도가 미흡한 점도 정책적 사각지대다. 법리적으로 고의를 입증해야 할 책임이 수사기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과정에서는 피고소인이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해야 하는 입증 책임의 전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학계와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판단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글의 내용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작성 당시의 사회적 맥락, 공익성 여부, 피해자의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교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사법부 내에서도 비방의 목적을 판단할 때 적용되는 판례의 일관성을 강화하여 예측 가능한 사법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럽 등 선진국의 사례처럼 명예훼손의 형사 처벌을 지양하고 민사적 구제 수단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정책적 전환 역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정보 유통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비방의 목적을 모호하게 규정해두는 것은 결과적으로 건전한 비판 문화를 위축시키고,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입법부와 사법부는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 보호’라는 두 가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다 명확한 법적 정의와 판단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정책 결정권자들은 자의적 해석이 개입될 여지를 원천 차단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투명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 사법 체계의 재설계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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