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4분 읽기·2026년 7월 9일

동네 의원 중심의 촘촘한 건강 돌봄, ‘한국형 일차의료’가 시작된다

아플 때만 찾는 병원이 아니라, 평소 건강을 관리하고 돌봄까지 연결해 주는 새로운 의료 모델이 도입된다. 우리 동네 건강 주치의를 만드는 시범사업의 핵심을 짚어본다.

Werner Pfennig

그동안 아플 때만 찾던 동네 의원이 이제는 내 건강을 평소에 꼼꼼히 챙겨주는 든든한 ‘건강 주치의’로 변신을 준비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형 일차의료’ 시범사업은 기존의 사후 치료 중심 의료 체계에서 벗어나, 예방과 지속적인 건강 관리, 그리고 지역사회의 돌봄 서비스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고, 병원과 돌봄 서비스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새로운 해법을 내놓은 셈이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맞춤형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진찰실에서 약을 처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생활 습관을 상담하고 질병 악화를 방지하는 교육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질환자의 경우, 병원 방문뿐만 아니라 지역 내 복지 자원과 연계해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환자가 병원 밖에서도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일종의 ‘건강 네비게이터’ 역할을 맡는 구조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주기적인 관리가 필수적인 고혈압, 당뇨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의료 체계에서는 병원 치료와 일상 속 돌봄 서비스가 각각 따로 놀아 환자가 직접 정보를 찾거나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정착되면 의사가 중심이 되어 지역 내 건강 상담소, 재활 센터, 지자체의 돌봄 지원 서비스 등을 환자에게 연결해 줄 수 있다. 이로써 의료와 복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더 촘촘한 안전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위해 공모를 거쳐 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선정하고, 이들이 환자 관리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동네 의원에 가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꼭 필요한 보건 복지 서비스를 제안받을 수 있어 건강 관리의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물론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역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의료진이 환자 상담에 집중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결국 ‘한국형 일차의료’의 지향점은 단순히 병원 문턱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내 동네 의원에서 건강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병원은 아플 때만 가는 곳이 아니라 평소의 나를 가장 잘 아는 파트너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의료 서비스의 질적 도약이 가능하다.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동네 의원마다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이끄는 중심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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