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4분 읽기·2026년 7월 10일

양대 노총, ‘성과급 지역화폐 지급’ 법안 반대…“근로기준법 위반 소지”

임금 지급 원칙 훼손 우려…노동계, 기업 성과 배분 방식의 자율성과 법적 보호 강화 요구

Sena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최근 정치권에서 검토 중인 ‘성과급 지역화폐 지급 제도화’ 법안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법안은 기업의 성과급 일부를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 지급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으나, 노동계는 이를 노동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반노동적 정책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계가 가장 먼저 문제 삼은 지점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노동계는 성과급 역시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범주에 포함되는 만큼, 이를 사용처가 제한된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현금은 근로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나, 지역화폐는 유효기간과 사용처 제한이라는 명확한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임금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논리다.

또한 노총 측은 이번 법안이 근로자의 소비 선택권 및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정 지역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근로자는 자신이 원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저축하는 등의 자율적 경제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 이는 노동의 가치를 현금이라는 범용적 교환 수단으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노동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성과 배분은 노사 자율적인 협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가 정책적 목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유도하는 것은 개입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지역 경기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표와 노동자의 임금 수령권이라는 사적 권리 사이의 충돌이라고 분석한다. 정부와 여당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화폐의 범용성을 활용하려 하지만, 노동계는 이를 임금 체계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칙적 수단으로 간주한다. 양대 노총은 향후 정부가 해당 법안 추진을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은 물론 연대 투쟁을 포함한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향후 정책 입안 과정에서 노사 간의 충분한 협의와 법적 정당성 확보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노동 현장에서는 임금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노동계의 입장이 단호한 가운데, 정치권이 지역 경제 살리기와 노동권 보호 사이에서 어떠한 타협안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동계는 성과급 지급 방식의 변화가 아닌, 실질적인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등 노동자의 경제적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정책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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