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에너지복지를 넘어 '에너지 접근권'으로
극단적인 날씨 변화 속에서 냉난방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권으로서의 에너지를 재정의한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한파의 강도가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과거에는 계절의 변화를 견디는 것이 개인의 인내심이나 경제적 여력의 문제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쾌적한 실내 환경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생활하는 일은 건강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 최근 에너지 분야에서는 기존의 ‘에너지 복지’라는 개념을 넘어 ‘에너지 접근권’이라는 더 근본적인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복지가 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요금을 지원하거나 단열재를 보수해 주는 시혜적 차원의 지원에 머물렀다면, 에너지 접근권은 에너지를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기본 권리로 정의한다. 이는 소득 수준이나 거주 지역, 신체적 조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안전하고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기후위기 시대에 에너지는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닌,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공공재로서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폭염 속 냉방 기기 사용은 온열 질환을 예방하고, 혹한기 난방은 심혈관 질환을 막는 일종의 예방 의학적 가치를 지닌다고 분석한다. 즉,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냉난방을 포기하는 것은 곧 질병에 노출되는 것과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는 보건 정책의 핵심 요소이자 건강권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사각지대 없는 에너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노후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확대하고,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이용권인 에너지 바우처의 대상을 넓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술적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기후 재난이 발생했을 때 에너지가 끊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공공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제 사회적 논의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에너지 접근권을 어떻게 보편적인 권리로 제도화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기후위기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집중된다. 모든 시민이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도 각자의 집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머물 수 있도록, 에너지 접근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뒷받침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관련 기사
국립암센터·고양시의사회, 암생존자 위한 '우리 동네 맞춤 건강 관리' 모델 만든다
국립암센터와 고양시의사회가 지역사회 중심의 '고양형 암생존자 관리모델' 구축에 나섰다. 암 치료 후 거주지 인근 의원에서 전문적인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암생존자의 삶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2026년 7월 15일

치과 문턱 낮춘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지역사회 구강건강 지킴이 나선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이 구강보건 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3개 기관과 손을 잡았다. 찾아가는 진료를 통해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사회 건강망을 촘촘히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2026년 7월 15일
모기 물리면 하는 '이 행동'…사실은 독이었다
모기에 물렸을 때 무심코 손톱으로 십자 모양을 내는 습관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피부에 낸 상처로 세균이 침투해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려움증을 안전하게 다스리는 올바른 대처법을 소개한다.
2026년 7월 15일